만기까지 4,303,500원이 남아 있었습니다. 60회차 리스에서 58회차까지 낸 상태였고, 두 번만 더 내면 끝나는 자리였습니다. 거기서 승계로 넘겼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겁니다. 저도 계산기를 두 번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달에 다른 차를 들이기로 했고, 두 대를 겹쳐 둘 이유가 없었습니다.
AMG GT43 후기를 적습니다. 5년을 타고 8만km를 달렸고, 이 글은 시승기가 아니라 한 대를 끝까지 굴려보고 넘긴 기록입니다.

AMG GT43 후기, 5년 동안의 숫자
- 2021년 4월 실행, 60회차 오토리스. 만기는 2026년 5월 1일이었습니다
- 취득원가 145,663,180원, 만기 잔존가치 49,176,000원
- 월 원리금 2,151,750원에서 상계분을 빼면 실제로 매달 나간 돈은 1,468,750원
- 5년에 8만km, 1년에 1만 6천km꼴입니다
- 실연비는 복합 8km/L, 5년 동안 대략 1만 리터를 넣었습니다
- 타이어는 두 번 갈았습니다
- 지하주차장에서 긁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생각만큼 낮은 차가 아니었습니다
왜 만기 두 달을 남기고 넘겼나
그 달에 제 법인으로 장기렌터카 한 대를 새로 들였습니다. 인도 시점이 2026년 3월이었고, GT43의 만기는 5월이었습니다. 두 달이 겹칩니다.
두 달쯤 겹쳐도 되지 않느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겹치면 그 두 달치 리스료와 보험료가 그대로 나갑니다. 그리고 만기에 제가 인수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인수할 생각이 없는 차를 두 달 더 끌고 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만기 처리 방법을 비교한 글은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인수·반납·승계 중에서 저는 승계를 골랐습니다.
승계 시점의 계약은 어떤 상태였나
서류 기준으로 적습니다.
| 항목 | 금액 |
|---|---|
| 취득원가 | 145,663,180원 |
| 만기 잔존가치 (무보증) | 49,176,000원 |
| 잔존가치율 | 33.76% |
| 58회차(2026년 3월)까지 낸 원리금 | 125,059,740원 |
| 남은 2회차 원리금 | 4,303,500원 |
| 58회차 시점 미회수원금 | 52,919,060원 |
| 미회수원금 − 잔존가치 | 3,743,060원 |
총 원리금 129,363,240원 중 96.7%를 낸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승계의 성격이 갈립니다. 남은 회차가 스무 번, 서른 번이면 그건 남은 리스료를 넘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두 번이면 그게 아닙니다. 승계받는 쪽 입장에서는 두 달치를 내고 나면 바로 4,917만원에 인수할 수 있는 자리를 받는 겁니다.
만기 직전 승계는 리스 계약을 넘기는 게 아니라 인수 권리를 넘기는 쪽에 가깝습니다. 승계 조건과 절차는 리스 승계를 정리한 글에 적어뒀습니다.
상계금액에 대해 — 스케줄에는 매달 683,000원이 상계로 잡혀 있고 60회면 40,980,000원입니다. 계약 초기에 낸 선납금이 매달 상계되는 구조로 읽었습니다. 다만 이건 스케줄 표에서 제가 읽어낸 것이고, 승계 시점에 남아 있던 상계분이 어떻게 정산됐는지는 서류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AMG GT43 단점 — 4도어인데 뒷자리가 어렵다
이 차를 고를 때 가장 크게 작용한 건 4도어라는 점이었습니다. 쿠페의 모양을 하면서 문이 네 개니까 뒤에 사람을 태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제 키가 181cm입니다. 제 운전 자세를 그대로 두고 그 뒤에 앉으면 무릎이 앞 시트에 닿습니다. 머리는 천장에 눌립니다. 지붕이 뒤로 길게 흘러내리는 패스트백이라 뒷좌석 헤드룸이 앞에서 상상한 것보다 훨씬 낮습니다.

아이 카시트는 달았습니다. 카시트를 달아서 쓰는 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운전석 뒷자리에 달아놓고 쓰기는 어려웠습니다. 제 시트를 앞으로 당겨야 했고, 그러면 제가 불편합니다.
| 뒷좌석 | 실제 |
|---|---|
| 카시트 | 장착·사용 가능 |
| 운전석 뒤에 카시트 | 운전자 시트를 당겨야 해서 사실상 어려움 |
| 키 큰 성인 | 무릎·머리 모두 닿음. 짧은 거리만 |
| 문 개수 | 네 개인 건 맞음 |
문이 네 개라는 것과 뒤에 사람을 태울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이 차를 4도어라서 고르실 생각이면 반드시 뒷자리에 직접 앉아보시기 바랍니다.
트렁크는 골프백 2개가 들어가는데 높이가 낮다
트렁크는 의외였습니다. 골프백 두 개가 들어갑니다. 해치백처럼 뒷유리까지 통째로 열리는 구조라 입구가 넓습니다.
문제는 높이입니다. 지붕이 그렇게 흘러내리니 트렁크 공간도 납작합니다. 바닥 면적은 넉넉한데 위로 쌓을 수가 없습니다. 캐리어를 세워서 넣는 게 안 됩니다. 눕혀야 합니다.
골프백처럼 길고 납작한 짐에는 잘 맞고, 상자나 캐리어처럼 부피가 있는 짐에는 안 맞습니다. 같은 값의 SUV를 탔을 때와 비교하면 이 차이가 꽤 큽니다.
지하주차장에서는 어땠나
이건 예상이 빗나간 쪽입니다.
낮은 스포츠 세단이라 과속방지턱이나 주차장 경사로에서 앞쪽을 긁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론트 스플리터가 꽤 아래까지 내려와 있어서 더 그랬습니다.
5년 동안 한 번도 긁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낮은 차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조심해서 다녔습니다. 경사로에서는 비스듬히 들어가고 방지턱은 천천히 넘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낮은 차를 타면 누구나 하는 정도였지, 매번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낮은 차를 걱정해서 이 차를 못 고르고 계신다면, 적어도 지상고는 걱정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좋았던 것 — 디자인과 배기음
솔직히 이 차를 산 이유는 디자인입니다. 지금도 그 판단은 안 바뀝니다. 5년을 타고 넘기는 날까지 주차장에서 돌아본 차는 이 차가 처음이었습니다.
보닛이 길고 뒤가 흘러내리는 비율, 파나메리카나 그릴, 옆에서 봤을 때의 선. 5년이 지나도 안 질렸습니다. 이건 취향 얘기라 근거를 댈 수가 없습니다. 그냥 제가 그랬습니다.
소리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갈립니다. 특정 회전수 구간에서 가속을 놓으면 배기에서 팝콘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이 소리 하나 때문에 터널을 찾아 들어간 날이 있습니다.

유지비는 얼마나 들었나
연비부터 적습니다. 복합 8km/L입니다. 계기판 평균 기준이고, 제 운전 습관이 들어간 숫자입니다.
8만km를 8km/L로 나누면 약 1만 리터입니다. 고급유 기준으로 리터당 1,800원이면 1,800만원, 2,000원이면 2,000만원입니다. 5년간 주유비만 그 정도 나갔다는 뜻입니다.
계산 가정 — 주행거리 8만km와 계기판 평균 연비 8km/L로 단순 계산한 것입니다. 유가는 5년 내내 달랐으므로 실제 지출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타이어는 두 번 갈았습니다. 4만km에 한 번꼴입니다. 전후 사이즈가 다른 광폭 타이어라 한 번 갈 때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 항목 | 5년 · 8만km |
|---|---|
| 월 실납입 리스료 | 1,468,750원 |
| 실연비 | 복합 8km/L |
| 총 주유량 | 약 10,000L |
| 타이어 교체 | 2회 |
| 사고·수리 | 없음 |
| 지하주차장 스크래치 | 없음 |
AMG라고 부르기엔
AMG GT43 후기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AMG 뱃지를 달고 있지만 AMG를 기대하고 타면 어긋납니다.
GT43은 직렬 6기통입니다. 같은 GT 4도어 계열에서 위로 올라가면 V8이 있습니다. 그 차와 이 차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 차는 빠르고 소리가 좋지만, AMG라는 이름에서 사람들이 떠올리는 그 물건은 아닙니다.
제 표현으로는 패션카에 가깝습니다.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디자인이 좋고 소리가 좋고 매일 탈 만큼 편한 차입니다. 다만 그걸 원해서 사는 것과, 서킷에서 쓸 물건을 기대하고 사는 것은 다릅니다. 저는 전자였고 그래서 만족했습니다.
다시 고른다면
| 5년 뒤의 판단 | |
|---|---|
| 디자인 | 그대로 고릅니다. 안 질렸습니다 |
| 배기음 | 이것 때문에 다시 골라도 됩니다 |
| 뒷좌석 | 4도어를 믿고 골랐다면 실망합니다 |
| 트렁크 | 골프는 되고 여행은 안 됩니다 |
| 지상고 | 걱정한 것보다 문제가 없었습니다 |
| 연비 | 8km/L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
| AMG로서 | 기대를 낮추면 좋은 차입니다 |
| 끝낸 방식 | 만기 두 달 전 승계. 인수할 생각이 없다면 합리적이었습니다 |
AMG GT43 후기를 한 문장으로 남기면, 이 차는 두 명이 타는 차입니다. 뒤에 사람을 태울 일이 잦으면 다른 차를 보시는 게 맞습니다. 대신 앞자리 두 사람에게는, 5년을 타고도 주차장에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차였습니다.
끝낸 방식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습니다. 만기까지 4,303,500원을 남기고 넘겼지만, 인수할 생각이 없는 차를 두 달 더 세워두는 비용이 그보다 컸습니다. 계산은 각자 다를 겁니다. 저는 이렇게 판단했고 이런 숫자가 나왔다는 기록입니다.
이 글은 제 개인 명의 오토리스 계약 한 건의 실제 스케줄과 5년간의 운행 경험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연비·유지비는 제 운전 습관과 주행 환경에서 나온 값이라 다른 조건에서는 달라집니다. 리스 승계 조건과 정산 방식은 리스사와 계약별로 다르므로 실제 진행 전에는 반드시 해당 리스사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