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로버 스포츠 단점, 1년 2만 7천km 타고 적습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단점을 검색하면 대부분 “고장이 잦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저는 1년을 탔고 2만 7천km를 굴렸는데, 잔고장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정비받은 건 1만 5천km에 엔진오일 교체 한 번이 전부입니다.

대신 다른 데서 불편했습니다. 고장이 아니라 크기와 조작 방식입니다. 카탈로그에는 안 나오고, 시승 30분으로도 안 드러나고, 매일 타야 알게 되는 것들입니다.

1년치 비용부터 적고 시작하겠습니다.


요약

  • 1년 주행거리 2만 7천km, 실연비 9km/L (계기판 복합 평균)
  • 월 주유비 55만원, 연 660만원
  • 자동차보험료 연 130만원
  • 정비는 1만 5천km에 엔진오일 교체 한 번이 전부
  • 단점은 주차, 트렁크 개방 공간, 물리 버튼 부재 세 가지
  • 장점은 후륜조향, 잔고장 없음, 에어서스펜션
  • 리스료까지 합치면 1년에 3,408만원, km당 1,262원

1년 실제 비용

항목1년 금액
리스료 (2,181,700 × 12)26,180,400원
주유비 (55만원 × 12)6,600,000원
자동차보험료1,300,000원
합계34,080,400원
월 환산2,840,033원
km당1,262원

정비비는 엔진오일 교체 한 번뿐이라 뺐습니다. 리스료는 견적서를 정리한 글에 조건이 다 나와 있습니다.

연료비를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27,000km ÷ 9km/L = 3,000L
660만원 ÷ 3,000L  = 리터당 2,200원
660만원 ÷ 27,000km = km당 244원

연비 9km/L는 제 계기판 평균값입니다. 2,510kg짜리 3.0 가솔린 SUV로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고급유를 넣으니 리터당 단가가 올라가고, 결국 월 55만원이 나갑니다. 한 달 주유비가 웬만한 소형차 리스료입니다.


단점 ① 주차 — 구축 건물에서 갈립니다

이 차의 제원은 이렇습니다.

항목수치
전장4,946mm
전폭 (미러 제외)2,003mm
전고1,820mm
공차중량2,510kg

문제는 주차장 규격입니다. 국내 주차단위구획은 2019년 3월에 바뀌었습니다.

개정 전개정 후
일반형 너비2.3m2.5m
일반형 길이5.0m5.0m

그리고 개정 후 규격은 신축 건물에만 적용됩니다. 그전에 허가받은 건물은 2.3m 그대로입니다.

이 차를 넣으면 이렇게 됩니다.

주차면 너비남는 폭한쪽당
2,300mm (구축)297mm약 15cm
2,500mm (신축)497mm약 25cm

10cm 차이가 문을 여느냐 못 여느냐를 가릅니다. 신축 건물 주차장에서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구축 건물, 특히 오래된 상가나 오피스 지하주차장에 들어가면 내리는 것부터 일이 됩니다. 옆 차와의 간격이 손바닥 두 개 남짓이라 문을 반도 못 엽니다.

차가 커서 불편하다는 말이 이 뜻입니다. 어디서나 불편한 게 아니라 주차장 연식에 따라 갈립니다.


단점 ② 트렁크가 벽에 부딪힙니다

이건 사기 전에 생각도 못 했던 부분입니다.

전장이 4,946mm입니다. 주차면 길이는 5,000mm입니다. 앞뒤로 합쳐 54mm 남습니다.

테일게이트는 위로 열리지만 열리면서 뒤로도 나옵니다. 뒤가 벽인 자리에 후진으로 대면 트렁크를 여는 순간 게이트가 벽에 닿습니다. 실제로 부딪힌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짐을 실을 일이 있는 날은 주차할 때부터 뒤 공간을 봅니다. 벽에 붙은 자리는 피하거나, 앞으로 대거나. 주차를 하고 나서가 아니라 주차를 하기 전에 판단해야 합니다.


단점 ③ 물리 버튼이 없습니다

실내가 태블릿 한 장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디자인은 깔끔합니다. 쓰기는 불편합니다.

공조를 포함해 대부분의 조작이 터치 화면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물리 버튼이 있으면 손끝 감각으로 찾아 누를 수 있는데, 터치는 그게 안 됩니다. 화면을 봐야 합니다. 주행 중에 온도 하나 바꾸려고 시선을 옮기는 순간이 반복됩니다.

익숙해지면 낫습니다. 다만 익숙해지는 것과 편한 것은 다릅니다. 물리 버튼이 있는 차에서 넘어오면 이 부분에서 확실히 답답합니다.


장점 ① 후륜조향이 크기를 지웁니다

제 차는 오토바이오그라피 트림이라 후륜조향이 들어갑니다. 뒷바퀴가 함께 꺾입니다.

앞에서 크기 얘기를 길게 했는데, 주행 중에는 그 크기가 잘 안 느껴집니다. 좁은 골목에서 돌아 나갈 때, 유턴할 때, 지하주차장 램프를 돌 때 회전 반경이 체감상 한 급 아래 차 수준입니다.

정지 상태의 크기와 움직일 때의 크기가 다릅니다. 주차는 불편한데 주행은 편하다는 게 이 차의 이상한 점입니다. 이 트림이 아니었으면 단점 항목이 하나 더 늘었을 겁니다.


장점 ② 1년간 잔고장이 없었습니다

랜드로버는 고장으로 유명합니다. 저도 그 얘기를 듣고 샀습니다.

1년, 2만 7천km 동안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경고등이 뜬 적도, 입고한 적도 없습니다. 정비 이력은 1만 5천km 엔진오일 교체 한 번이 전부입니다.

이걸로 “요즘 랜드로버는 튼튼하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한 대, 1년치 표본입니다. 다만 제 차에서는 그 악명을 겪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대로 적어둡니다. 3년, 5년 뒤에 같은 말을 할 수 있을지는 그때 다시 쓰겠습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2열 시트. 캐러웨이 색상 가죽과 블랙 투톤으로 마감돼 있다.
2열입니다. 내장은 캐러웨이입니다.

장점 ③ 에어서스펜션

승차감이 이 차를 사는 이유입니다.

2.5톤짜리 차체가 노면을 걸러내는 방식이 스프링 서스펜션과 다릅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포장이 거친 구간을 지날 때 차이가 확실합니다. 장거리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실내 소재와 착좌감도 여기에 얹힙니다. 시트가 몸을 받치는 면적이 넓고, 손이 닿는 곳의 마감이 값을 합니다. 차 안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이 항목 하나가 나머지를 다 덮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고를 것인가

고른다면 같은 트림으로 고릅니다. 후륜조향이 이 차의 단점 절반을 상쇄합니다.

다만 주차 환경은 사기 전에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집과 회사 주차장이 2019년 이후 지어진 건물이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구축이면 매일 겪습니다. 저는 그걸 사고 나서 알았습니다.

물리 버튼 문제는 시승으로는 안 드러납니다. 30분 타보고 “화면 예쁘다”로 끝납니다. 매일 타면 다릅니다. 가능하면 하루 이상 빌려서 타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항목내용
1년 주행27,000km
실연비9km/L (계기판 평균)
월 주유비55만원
연 보험료130만원
정비1.5만km 엔진오일 1회
1년 총비용 (리스료 포함)34,080,400원
km당1,262원

레인지로버 스포츠 단점은 고장이 아니었습니다. 주차장 규격과 조작 방식이었습니다. 둘 다 카탈로그에 안 나오고, 시승으로도 안 드러나고, 사고 나서 매일 마주치는 것들입니다.

반대로 장점도 스펙표에는 안 보입니다. 후륜조향이 몇 도 꺾이는지보다 골목에서 한 번에 돌아 나가는 경험이 실제 값어치입니다.

차를 고를 때 스펙 비교표를 오래 보게 되는데, 1년 타보니 결정적이었던 항목은 그 표에 없던 것들이었습니다.


이 글은 제 법인 명의 차량 한 대를 1년간 운용한 기록입니다. 주행거리·연비·주유비는 제 계기판과 실제 지출 기준이며 운전 습관과 주행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차량 제원은 국내 판매 사양 기준이고 트림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고장 이력은 한 대, 1년치 표본이므로 차종 전체의 내구성으로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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