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리스로 들일 때 상담원이 “운용리스로 하실래요, 금융리스로 하실래요”라고 묻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상품명만 알려주고 넘어갑니다.
저는 계약을 세 건 했는데, 나중에 서류를 다시 꺼내보고서야 세 건 모두 운용리스 계열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도 알았습니다. 둘 중 뭘 골랐든 법인 비용 한도는 똑같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운용리스 금융리스 차이가 정확히 무엇인지, 계약서에서 어떻게 구분하는지, 그리고 실제로는 그 구분보다 훨씬 중요한 게 따로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약
- 둘을 가르는 건 “만기에 이 차가 누구 것이 되느냐” 입니다
- 소유권이 넘어오도록 설계돼 있으면 금융리스, 반납할 수 있으면 운용리스입니다
- 회계 처리가 다릅니다. 금융리스는 자산으로 잡고, 운용리스는 임차료로 씁니다
- 다만 업무용승용차 비용 한도(연 800만원)는 어느 쪽이든 똑같이 적용됩니다
- 개인 명의라면 회계 차이가 의미 없어서, 사실상 잔존가치를 얼마로 잡느냐가 전부입니다
- 제 계약 세 건은 잔존가치·보증금·선납금 구조가 전부 달랐습니다
운용리스 금융리스 차이를 가르는 기준
세법과 회계기준은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금융리스로 봅니다.
| 판단 기준 | 내용 |
|---|---|
| 소유권 이전 | 만기에 소유권이 무상 또는 미리 정한 금액으로 넘어옴 |
| 염가매수선택권 | 만기에 시세보다 확연히 싼 값에 살 권리가 있고, 행사가 거의 확실함 |
| 리스기간 | 리스기간이 자산 내용연수의 75% 이상 |
| 리스료 현재가치 | 리스료 총액의 현재가치가 자산 공정가치의 90% 이상 |
| 범용성 | 리스이용자만 쓸 수 있는 특수 자산 |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면 운용리스입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처음부터 내 것이 되도록 설계된 계약이면 금융리스, 빌려 쓰고 돌려줄 수 있으면 운용리스입니다.
회계와 세무에서 달라지는 것
| 항목 | 금융리스 | 운용리스 |
|---|---|---|
| 자산 계상 | 자산으로 잡음 | 잡지 않음 |
| 부채 계상 | 리스부채 인식 | 인식하지 않음 |
| 비용 처리 | 감가상각비 + 이자비용 | 리스료 전액을 임차료로 |
| 재무제표 부채비율 | 올라감 | 영향 없음 |
| 만기 처리 | 소유권 이전 | 반납·인수·연장·승계 중 선택 |
부채비율이 올라간다는 게 실무에서 체감되는 부분입니다. 대출을 앞둔 법인이 운용리스를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만 외부감사를 받으면서 K-IFRS를 적용하는 법인은 2019년부터 사정이 다릅니다. 리스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운용리스도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로 잡아야 합니다. 이 경우 “부채가 안 잡힌다”는 장점은 사라집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쓰는 중소법인은 기존 구분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런데 세금 한도는 똑같습니다
여기가 제가 나중에 알고 허탈했던 부분입니다.
업무용승용차 비용 특례는 리스 유형을 가리지 않습니다. 금융리스든 운용리스든,
- 업무전용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관련 비용 전액 부인
- 운행기록부를 쓰지 않으면 연 1,500만원 한도
- 감가상각비 상당액은 연 800만원 한도
세 관문이 그대로 걸립니다. 운용리스라고 리스료 전액이 비용으로 인정되는 게 아닙니다. 리스료에서 보험료·자동차세·수선유지비를 뺀 금액을 감가상각비 상당액으로 보고 거기에 800만원 한도를 적용합니다.
실제로 계산해보니 제 경우 월 215만원 계약에서 그해 인정되는 건 800만원,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이 계산 과정은 법인 리스 비용처리 한도를 계산한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운용리스가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재무제표에 유리한 것과 세금에 유리한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제 계약 세 건
세 건 모두 운용리스 계열이었는데, 조건은 전혀 달랐습니다.
| 항목 | A (개인, 60개월) | B (법인, 36개월) | C (법인, 60개월) |
|---|---|---|---|
| 취득원가·실행금액 | 145,663,180원 | 95,230,460원 | 300,800,000원 |
| 보증금 | 0원 | 0원 | 84,480,000원 |
| 선납리스료 | 40,000,000원 | 0원 | 0원 |
| 무보증잔존가치 | 49,176,000원 | 계약서 미기재 | 계약서 미기재 |
| 초기 목돈 비율 | 27.5% | 0% | 28.1% |
| 종결 방식 | 만기 직전 매각 | 승계 | 운용 중 |
같은 운용리스인데 초기에 넣는 돈이 0원부터 8,400만원까지 벌어집니다.
조절 손잡이는 세 개입니다
계약서에서 월 납입액을 움직이는 장치는 사실상 세 가지뿐입니다.
① 보증금 — 맡겨두는 돈. 만기에 정산해서 돌려받습니다. C 계약은 8,448만원을 넣었고, 나중에 중도반환 견적을 뽑아봤을 때 이 보증금이 반환수수료를 거의 다 상계해버렸습니다.
② 선납리스료 — 미리 낸 리스료. 매달 상계로 차감됩니다. 돌려받는 돈이 아니라 미리 낸 돈이라는 게 보증금과 다릅니다. A 계약에서 4,000만원을 넣었는데, 실효 수익률을 계산해보니 연 1% 미만이었습니다.
③ 무보증잔존가치 — 만기에 이 차가 얼마짜리일 거라고 리스사가 잡아둔 금액. 이걸 높게 잡으면 월 납입액이 내려가고, 낮게 잡으면 올라갑니다.
세 번째가 가장 덜 알려져 있는데, 만기에 가장 큰 돈이 걸리는 항목입니다. A 계약은 잔존가치를 취득원가의 33.8%로 잡았는데 5년 뒤 실제 시세는 그보다 1,180만원 높았습니다. 그래서 반납하지 않고 인수해서 팔았습니다. 이 판단 과정은 만기 처리 방법을 비교한 글에 있습니다.
계약서에서 구분하는 법
받아든 계약서가 어느 쪽인지 확인하려면 네 군데를 보시면 됩니다.
① 상품명 — “오토리스”, “스마트리스”, “운용리스”처럼 적혀 있으면 운용리스입니다. “시설대여”, “금융리스”면 금융리스입니다. 제 B 계약은 해지확인서에 “스마트리스”라고 찍혀 있었고, 이게 운용리스 상품이었습니다.
② 무보증잔존가치 항목 — 이 칸이 있고 금액이 적혀 있으면 운용리스로 보시면 거의 맞습니다. 만기에 반납받을 걸 전제로 잡아두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③ 만기 처리 조항 — “반납”이라는 선택지가 있으면 운용리스입니다. 소유권이 자동으로 넘어온다고 적혀 있으면 금융리스입니다.
④ 자동차등록증 소유자 — 리스는 유형과 관계없이 등록원부상 소유자가 리스사입니다. 이건 구분에 쓸 수 없습니다. 다만 본인 명의로 등록되고 저당권이 잡혀 있다면 리스가 아니라 할부입니다. 이건 확실히 구분됩니다.
개인 명의라면
개인은 재무제표를 만들지 않습니다. 감가상각도 하지 않고 부채비율도 없습니다.
그래서 운용리스냐 금융리스냐가 개인에게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로 개인 대상 상품은 대부분 운용리스 형태로 나옵니다.
개인이 봐야 할 건 다른 것들입니다.
- 무보증잔존가치를 얼마로 잡았는지 (만기 부담이 여기서 갈립니다)
- 중도해지할 경우 규정손해배상금률이 몇 %인지
- 약정주행거리와 초과 시 정산 단가
- 선납금을 넣었을 때 실제로 얼마나 이득인지
특히 두 번째는 반드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제 A 계약은 중도해지 견적을 뽑아봤더니 반납이냐 매각이냐에 따라 배상금이 4배 차이가 났습니다. 계약할 때는 있는 줄도 몰랐던 조항입니다.
어느 쪽으로 계약하든, 실행 전에 계약서에서 확인해야 할 항목은 따로 있습니다. 제가 세 건을 거치며 정리한 것은 리스 계약서 확인 6가지에 있습니다.
정리하면
| 상황 | 어느 쪽이 나은가 |
|---|---|
| 대출을 앞둔 법인 | 운용리스 (부채비율 관리) |
| 만기에 차를 가질 생각이 확실한 경우 | 금융리스도 검토 |
| 개인 명의 | 구분 실익 거의 없음 |
| 세금 한도만 보는 경우 | 차이 없음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운용리스 금융리스 차이는 재무제표에서 나타나고, 세금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법인이라면 부채비율 때문에 운용리스를 고를 이유가 있지만, “세금이 덜 나온다”는 이유라면 잘못 알고 계신 겁니다.
그리고 어느 쪽을 고르든 실제 부담을 결정하는 건 유형이 아니라 잔존가치, 보증금, 선납금 세 숫자였습니다. 계약서를 받으면 상품명보다 이 세 칸을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제 계약 세 건과 공개된 회계·세무 기준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저는 운용리스 계열만 계약했고 금융리스는 직접 해보지 않았으므로, 금융리스 부분은 제도 설명에 한정됩니다. 리스 유형 판정과 회계 처리는 계약 조건과 적용 회계기준에 따라 달라지니 반드시 세무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세무나 금융에 관한 조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