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 계약서 확인, 실행 전에 봐야 할 6가지 (전부 나중에 돈이 됐습니다)

리스 계약서는 대부분 태블릿으로 봅니다. 상담원이 스크롤을 내려주고, 서명란만 짚어줍니다. 저도 세 번 다 그렇게 했습니다.

문제는 그때 안 본 조항들이 나중에 전부 돈으로 돌아왔다는 겁니다. 어떤 건 3,800만원짜리였고, 어떤 건 800만원짜리였습니다.

리스 계약서 확인은 여섯 군데면 충분합니다. 계약 세 건의 서류를 다시 꺼내 정리하면서, 실행 전에 반드시 확인했어야 할 항목 여섯 개를 추렸습니다. 전부 제 계약서에 실제로 적혀 있던 것들입니다.


요약

확인할 것왜 중요한가
규정손해배상금률선택에 따라 위약금이 4배 차이 났습니다
무보증잔존가치만기에 얼마를 내고 인수할지가 여기서 정해집니다
약정주행거리·초과 단가수입차는 km당 300원입니다
선납금과 보증금의 구분하나는 돌려받고 하나는 안 돌려받습니다
승계 가능 여부중간에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지연배상금률연 20%짜리 조항이 조용히 들어 있습니다

① 규정손해배상금률 — 4배 차이가 여기서 납니다

가장 비싼 조항인데 가장 안 알려져 있습니다.

중도해지 위약금은 이렇게 계산됩니다.

위약금 = 미회수원금 × 규정손해배상금률 × (잔여회차 / 전체회차)

여기서 규정손해배상금률이 하나가 아닙니다. 제 계약서는 어떻게 끝내느냐에 따라 두 개의 요율을 따로 두고 있었습니다.

해지 방식규정손해배상금률
중도상환 · 반환 (차를 돌려줌)80%
중도상환 · 매각 (차를 인수해 감)20%

같은 날, 같은 차, 같은 시점인데 네 배입니다.

실제 견적으로는 반납 시 손해배상금 3,820만원, 매각 시 955만원이었습니다. 두 장을 나란히 놓고 본 기록은 반납과 매각 견적을 비교한 글에 있습니다.

계약할 때 이 요율이 몇 %인지 물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중도해지를 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5년 계약에서 중간에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확인할 문구: “규정손해배상금률”, “중도해지 손해배상금”, “잔여기간 손해배상”


② 무보증잔존가치 — 만기 비용이 여기서 결정됩니다

계약서에 이런 칸이 있습니다.

항목제 계약(개인, 60개월)
취득원가145,663,180원
무보증잔존가치49,176,000원
취득원가 대비33.8%

만기에 이 차가 얼마짜리일 거라고 리스사가 미리 잡아둔 금액입니다. 두 가지가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첫째, 월 납입액. 잔존가치를 높게 잡으면 갚아야 할 원금이 줄어 월 납입액이 내려갑니다. 낮게 잡으면 올라갑니다. 같은 차인데 월 납입액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가 대개 여기입니다.

둘째, 만기 손익. 만기 시점의 실제 시세가 이 금액보다 높으면 인수해서 파는 쪽이 이득이고, 낮으면 반납하는 쪽이 이득입니다.

제 경우 잔존가치는 4,917만원이었고 5년 뒤 실제 시세는 6,100만원이었습니다. 1,182만원 차이였고, 그래서 반납하지 않고 인수해서 팔았습니다. 반납했다면 이 차액은 전부 리스사 몫이었습니다.

월 납입액이 유난히 싸게 나온 견적은 잔존가치가 높게 잡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싼 대신 만기에 인수하기 어려워지는 구조입니다. 월 납입액만 비교하지 마시고 이 숫자를 같이 보셔야 합니다.


③ 약정주행거리와 초과 단가

제 계약서에는 연 20,000km로 적혀 있었습니다.

초과하면 정산합니다. 수입차는 km당 300원이 일반적입니다. 3년 계약에 6만km 약정인데 8만km를 탔다면 2만km × 300원 = 600만원이 청구됩니다.

반대 방향도 확인하셔야 합니다. 덜 탔다고 돌려주는 조항은 대개 없습니다. 제 법인 차는 3년 동안 24,660km를 탔습니다. 약정의 절반도 안 되는 거리인데, 환급은 없었습니다.

다만 덜 탄 게 손해로만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승계로 넘길 때 주행거리가 적다는 점이 값으로 매겨져서 800만원을 받았습니다. 넘겨받는 쪽에서는 초과부담금 위험이 없다는 뜻이니까요. 이 계산은 만기 처리 방법을 비교한 글에 정리했습니다.

확인할 것: 연간 약정거리 / 초과 단가(km당) / 미달 시 처리 / 계약기간 전체 기준인지 연 단위 기준인지


④ 선납금과 보증금은 다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자주 섞이는데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구분선납리스료보증금
성격리스료를 미리 냄담보로 맡겨둠
매달상계되어 차감됨그대로 있음
만기에남은 게 없음정산 후 반환
중도해지 시잔여분을 정산금에서 차감정산금과 상계

선납금은 돌려받는 돈이 아닙니다. 미리 낸 돈이 매달 조금씩 쓰이는 것뿐입니다.

제 계약에서 실제로 확인해봤습니다. 선납 4,000만원을 넣었고, 월 68만 3천원씩 60개월 동안 상계됐습니다. 총 상계액이 4,098만원이니 이득은 98만원입니다.

수익률로 환산하면 연 0.96%였습니다. 같은 돈을 예금에 넣는 것보다 못한 조건입니다. 계산 과정은 선납금 실효 수익률을 계산한 글에 있습니다.

선납금은 이자를 주는 상품이 아니라 월 현금흐름을 낮추는 장치입니다. 목돈이 놀고 있어서 넣는 거라면 다시 계산해보시길 권합니다.

보증금은 성격이 다릅니다. 제 법인 계약 중 하나는 보증금 8,448만원을 넣었는데, 나중에 중도반환 견적을 뽑아보니 이 보증금이 반환수수료 8,197만원을 거의 다 상계해서 오히려 170만원을 돌려받는 견적이 나왔습니다. 맡겨둔 돈이라 남아 있었던 겁니다.


⑤ 승계가 되는지, 조건이 어떤지

중도해지 위약금이 부담스러울 때 빠져나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입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1. 승계가 계약상 허용되는가 — 금지된 상품도 있습니다
  2. 승계 수수료가 얼마인가
  3. 승계 후 내 책임은 언제 끝나는가

세 번째를 특히 보셔야 합니다. 제 승계확인서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단, 승계후 리스이용기간 동안의 자동차세 / 환경개선부담금 / 과태료의 경우 추가 청구 될 수 있습니다.

승계했다고 그날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내가 타던 기간에 발생한 세금과 과태료는 나중에 청구될 수 있습니다. 승계 후에도 몇 달은 우편물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⑥ 지연배상금률 — 연 20%

계약서 뒤쪽에 조용히 들어 있습니다.

리스료를 제때 못 내면 연체된 금액에 연 20%의 지연배상금이 붙습니다.

제 정산 견적서에도 이 칸에 숫자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연체를 해서가 아니라 견적서가 발급일 기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입니다. 발급일과 그달 자동이체일 사이에 며칠이 뜨면, 그 며칠이 그대로 이 칸에 계산돼 들어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무슨 항목인지 몰라 담당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중도해지 견적을 받으실 때 이 칸에 숫자가 보이면 먼저 기준일이 언제인지 확인하세요. 연체가 아니라 기준일 문제라면, 납부일 이후로 기준일을 잡아 다시 뽑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체가 되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월 200만원짜리 계약에서 두 달을 밀리면 원금 400만원에 연 20%가 붙습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문제는 연체가 신용정보에 남는다는 점입니다. 리스는 여신입니다. 다음 계약 심사와 대출 한도에 영향을 줍니다.

자동이체 계좌를 주거래 계좌로 지정하고 잔액을 넉넉히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리스 계약서 확인 전에 요청할 것 세 가지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직접 요청해서 받아두시면 나중에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① 실행스케쥴(상환스케쥴)을 달라고 하세요. 회차별 원금, 이자, 잔액이 전부 적힌 표입니다. 이게 있으면 언제 해지하면 얼마인지 직접 계산할 수 있습니다.

② 중도해지 견적을 반납 기준과 매각 기준 두 가지로 뽑아달라고 하세요. 그냥 “중도해지 견적”이라고 하면 한 장만 옵니다. 두 장을 나란히 봐야 요율 차이가 보입니다.

③ 무보증잔존가치 금액을 확인하고 적어두세요. 만기 안내문은 계약 종료 두세 달 전에야 옵니다. 그때 처음 이 숫자를 보면 판단할 시간이 없습니다.


정리하면

여섯 항목을 한 표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조항제 계약에서의 실제 값
규정손해배상금률반납 80% / 매각 20%
무보증잔존가치취득원가의 33.8%
약정주행거리연 20,000km, 초과 시 km당 300원
선납금 실효수익률연 0.96%
승계가능, 단 기존 기간 세금·과태료는 추후 청구
지연배상금률연 20%

리스 계약서 확인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 여섯 군데만 찾아보시면 됩니다. 상담원에게 “이 항목이 계약서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면 바로 짚어줍니다.

저는 세 번 다 안 물어봤고, 나중에 서류를 다시 꺼내면서 하나씩 알게 됐습니다. 5분이면 끝날 확인이었습니다.


이 글은 제 계약 세 건의 실제 서류를 기준으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요율과 조항은 캐피탈사, 상품, 계약 시점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본인 계약서와 담당 캐피탈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금융이나 세무에 관한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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