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쓴 글은 전부 제가 계약하고 제가 정리한 차 이야기였습니다. 이번은 반대입니다. 남이 쓰던 법인 렌터카를 제가 사서 되판 기록입니다.
지인 법인이 장기렌트로 쓰던 산타페였습니다. 24개월 계약 중 1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고, 그 법인은 차를 더 끌고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는 계약서에 적힌 잔존가치가 시세보다 한참 낮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기를 기다리지 않고 완납승계로 제 개인 명의에 가져왔고, 3개월 뒤 되팔았습니다.
그런데 인수 단계에서 예상보다 큰 항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렌터카 인수 취득세입니다. 영업용으로 굴러가던 차가 개인 명의로 넘어오는 순간 세율이 4%에서 7%로 바뀝니다. 제 경우 122만원이었습니다.
요약
- 렌터카는 영업용이라 취득세가 4%입니다
- 개인이 인수하면 비영업용 승용차가 되어 7%가 적용됩니다
- 과세표준은 실제 인수가 기준입니다. 법인과의 거래라 시가표준액으로 낮출 수 없습니다
- 자동차 취득세에는 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가 붙지 않습니다
- 별도로 공채매입 부담이 있고, 즉시매도하면 할인액만 냅니다
- 번호판이 바뀌고, 보험 무사고 경력은 승계되지 않습니다
- 차익을 따질 때는 이 비용들을 전부 빼고 봐야 합니다
어떤 거래였나
| 항목 | 내용 |
|---|---|
| 차량 | 현대 더뉴 싼타페 5인승 |
| 원 소유 | 지인 법인의 장기렌터카 (24개월 계약) |
| 렌트 실행 | 2024년 2월 |
| 계약 만기 | 2026년 2월 |
| 인수 시점 | 2025년 4월 (14회차 납입 후, 만기 10개월 전) |
| 인수 방식 | 완납승계 |
| 인수가 | 17,425,568원 (실제 이체 총액) |
| 매각 시점 | 2025년 7월 (보유 3개월) |
| 매각 시 주행거리 | 40,000km |
| 매각가 | 28,000,000원 |
계약서에 적힌 잔존가치는 14,987,000원이었습니다. 차를 실제로 본 뒤에 매긴 값이 아니라 계약할 때 미리 잡아둔 숫자입니다. 그래서 시세와 벌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제가 이 거래를 한 이유도 그것이었습니다. 만기 처리 방법을 비교한 글에서 정리했듯, 잔가가 시세보다 낮으면 인수하는 쪽이 그 차액을 가져갑니다. 제 차에서는 제가 그 차액을 가져갔고, 이번에는 남의 차에서 제가 그 차액을 주운 경우였습니다.
완납승계가 뭔가
이름은 낯설지만 구조는 단순합니다. 기존 계약자에게서 계약을 넘겨받는 동시에 남은 계약을 전부 정산해 차를 내 것으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렌터카 회사 입장에서는 승계 처리와 중도해지 정산이 같은 날 일어납니다.
제가 받은 해지금액 상세내역은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 항목 | 금액 |
|---|---|
| 취득원가 (공급가액) | 18,515,454원 |
| 미회수원금 (공급가액) | 15,573,405원 |
| 규정손해배상금 (미회수원금 × 1.10) | 17,130,745원 |
| 경과렌트료·범칙금 | 309,668원 |
| 합계 | 17,440,413원 |
| 보증금 차감 | −10,000,000원 |
| 렌터카 회사에 실제 납입 | 7,440,413원 |
그런데 이 정산서만 보면 실제로 낸 돈을 알 수 없습니다. 두 가지가 빠져 있습니다.
첫째, 보증금 1,000만원은 지인 법인이 넣어둔 돈입니다. 정산서에서는 그게 상계돼 회사에 낼 금액이 744만원으로 줄었지만, 그 1,000만원은 제가 지인 법인에 따로 물어줘야 합니다.
둘째, 승계수수료 30만원이 정산서에 없습니다. 해지 정산과 별개로 승계 처리에 붙는 비용인데, 저는 자금 집행 단계의 지출결의서를 받고 나서야 이 항목을 봤습니다.
실제 자금 흐름은 이렇게 갈렸습니다.
| 받는 곳 | 금액 | 내용 |
|---|---|---|
| 렌터카 회사 | 7,735,236원 | 해지 잔금 |
| 지인 법인 | 9,690,332원 | 보증금 1,000만원 − 경과렌트료 309,668원 |
| 합계 | 17,425,568원 | 제 실제 인수가 |
정산서 맨 아래 숫자만 보고 “744만원에 샀다”고 하면 틀립니다. 1,743만원입니다.
승계 거래에서 정산서 한 장만 받고 계산하면 이렇게 어긋납니다. 승계수수료가 붙는지, 보증금을 누가 회수하는지 두 가지는 정산서 밖에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리스 정산서와 비교하면 계산식은 훨씬 단순합니다. 중도해지 위약금을 다룬 글에서는 반납이냐 매각이냐에 따라 규정손해배상금률이 80%와 20%로 갈렸습니다. 이 렌터카 정산서에는 그런 구간이 없습니다. 미회수원금에 수수료율 10%를 곱한 게 전부입니다.
만기까지 기다렸다면 더 쌌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계약서상 잔존가치, 즉 만기 인수가는 14,987,000원입니다. 제가 실제로 낸 1,743만원보다 244만원 낮습니다. 10개월을 못 기다려서 244만원을 더 낸 셈입니다.
| 만기 인수 (2026년 2월) | 완납승계 (2025년 4월, 실제) | |
|---|---|---|
| 인수가 | 14,987,000원 | 17,425,568원 |
| 기다리는 기간 | 10개월 | 없음 |
| 그동안의 주행·감가 | 계속 진행 | 멈춤 |
그런데도 기다리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그 10개월 동안 차가 계속 굴러갑니다. 이 차는 제가 3개월 타고 팔 때 계기판이 4만km였습니다. 실행일부터 따지면 17개월에 4만km, 월 2,350km꼴입니다. 만기까지 갔다면 5만km를 넘겼을 겁니다. 중고 시세는 주행거리에서 크게 깎입니다. 244만원을 아끼려다 그 이상을 잃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만기까지 간다고 제가 인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습니다. 만기 인수 권리는 계약자인 지인 법인에 있습니다. 10개월 사이에 그 법인이 마음을 바꾸거나 다른 조건이 붙으면 거래 자체가 없어집니다.
244만원은 그 두 가지를 사는 값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이건 제 판단이고, 기다리는 쪽이 유리한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주행거리가 적게 늘어나는 차라면 계산이 반대로 나옵니다.
영업용과 비영업용은 세율이 다릅니다
자동차 취득세율은 용도에 따라 갈립니다.
| 구분 | 취득세율 |
|---|---|
| 비영업용 승용차 | 7% |
| 비영업용 경차 | 4% |
| 승합·화물차 | 5% |
| 영업용 자동차 | 4% |
렌터카는 영업용입니다. 그래서 렌터카 회사가 처음 차를 살 때는 4%만 냅니다. 번호판이 허 · 하 · 호로 시작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 차를 개인이 인수하면 용도가 바뀝니다. 영업용에서 비영업용으로 넘어오면서 세율이 7%로 올라갑니다. 이전등록을 하면서 새로 취득한 것으로 보고 과세하기 때문에, 원래 4%를 냈다는 사실은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렌터카 만기 물건이 시세보다 싸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습니다. 취득세 3%포인트 차이가 매물 가격에 미리 반영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과세표준 — 여기서 많이들 착각합니다
취득세는 세율만큼이나 무엇에 곱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원칙은 이렇습니다.
과세표준은 취득 당시 신고한 가액입니다. 다만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면 시가표준액을 적용합니다.
시가표준액은 지자체가 매년 1월 1일 고시하는 값으로, 기준가격 × 연식별 잔가율로 계산됩니다. 실제 거래가보다 대체로 낮습니다.
그래서 개인끼리 중고차를 거래할 때는 신고가를 낮춰 시가표준액 근처로 맞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인에게서 사면 이게 안 됩니다.
법인 장부에 기록된 거래는 사실상 취득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습니다. 법인은 매도 사실을 장부와 세금계산서로 남기기 때문에 거래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즉,
| 거래 상대 | 과세표준 |
|---|---|
| 개인 | 신고가액 (시가표준액 미달 시 시가표준액) |
| 법인·렌터카 회사 | 실제 거래가액 |
렌터카 인수는 후자입니다. 인수가 그대로에 7%가 붙습니다.
자동차에는 지방교육세가 없습니다
부동산 취득세를 겪어본 분들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부동산은 취득세에 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가 따라붙습니다. 자동차는 붙지 않습니다. 취득세율 7%가 전부입니다.
대신 다른 게 붙습니다.
공채매입
자동차를 등록할 때는 지역개발채권 또는 도시철도채권을 사야 합니다. 서울·부산·대구 등은 도시철도채권, 나머지 지역은 지역개발채권입니다.
이전등록(중고차)의 매입 기준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 구분 | 매입 기준 |
|---|---|
| 비영업용 승용 (1,600cc 이상) | 취득세 과세표준의 4% 안팎 |
| 다목적형(SUV) | 취득세 과세표준의 4% 안팎 |
| 영업용 승용 | 3% 안팎 |
지역마다 요율이 다르므로 등록할 지자체 기준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중요한 건 이 금액을 다 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즉시매도(할인) 를 선택합니다. 그러면 채권 액면가와 시장가의 차액, 즉 할인액만 부담하면 됩니다. 할인율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산타페는 다목적형으로 분류됩니다. 등록 창구에서 “공채 할인으로 해주세요”라고 하면 자동으로 처리해줍니다.
렌터카 인수 취득세, 실제로 얼마였나
취득세 과세표준은 정산서에 찍힌 세금계산서 금액 17,408,413원입니다. 여기에 7%를 곱하면 1,218,580원입니다(10원 미만 절사). 합계 17,440,413원과 32,000원 차이가 나는데, 그건 범칙금이라 차량 대금이 아니라 영수증 금액으로 따로 잡혀 있습니다.
| 항목 | 금액 |
|---|---|
| 인수가 (승계수수료 포함) | 17,425,568원 |
| 취득세 (과세표준 17,408,413원 × 7%) | 1,218,580원 |
| 합계 | 18,644,148원 |
인수가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이 표입니다. 인수가에 7%가 그대로 얹힙니다.
공채 할인액과 이전등록 수수료, 인지대는 이 표에서 뺐습니다. 영수증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금액을 쓸 수 없습니다. 짐작으로 채우면 이 글의 다른 숫자까지 못 믿게 되므로 비워두는 쪽을 택했습니다. 실제 취득 원가는 이 표보다 조금 더 높습니다.
번호판과 보험
번호판이 바뀝니다. 허 · 하 · 호로 시작하던 영업용 번호가 일반 번호로 새로 발급됩니다. 기존 번호를 이어받을 수 없습니다.
보험 경력은 승계되지 않습니다. 렌터카 시절의 무사고 기록은 렌터카 회사의 것이고, 개인이 인수하면 본인 명의로 신규 가입합니다. 기존에 개인 보험 이력이 있다면 그 등급을 그대로 쓰지만, 차량 자체의 이력은 넘어오지 않습니다.
차량 이력에는 ‘렌터카 사용’ 기록이 남습니다. 자동차이력조회에 용도 이력이 표시되고, 이건 지워지지 않습니다. 되팔 때 감가 요인이 됩니다. 사는 쪽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몰았을 가능성을 걱정하니까요.
그래서 인수 판단에는 이 감가까지 넣어야 합니다. 싸게 사는 만큼 되팔 때도 싸게 팔린다는 뜻입니다.
남는 장사였나
차익만 놓고 보면 약 1,000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매각가에서 인수가만 뺀 숫자입니다.
매각은 헤이딜러 경매로 했고, 2,800만원에 넘어갔습니다.
| 항목 | 금액 |
|---|---|
| 매각가 | 28,000,000원 |
| 인수가 | −17,425,568원 |
| 단순 차액 | 10,574,432원 |
| 취득세 | −1,218,580원 |
| 취득세까지 반영한 금액 | 9,355,852원 |
여기서 공채 할인액, 이전등록 수수료, 보유 3개월간의 보험료와 자동차세가 더 빠집니다. 영수증이 없어 금액을 못 적지만 0원은 아닙니다. 그래서 위 935만원은 실제로 남은 돈의 상한선으로 읽으셔야 맞습니다.
취득세 하나로 차액의 11.5%가 먼저 빠집니다. 1,057만원을 벌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렌터카 만기 물건을 노리는 분들이 흔히 놓치는 부분이 이겁니다. “잔가가 시세보다 500만원 싸다”고 해도, 취득세와 부대비용을 빼면 실제로 남는 건 그보다 훨씬 적습니다. 차익이 취득세보다 크지 않으면 할 이유가 없는 거래입니다.
인수 전에 확인할 것
- 만기 인수가와 현재 중고 시세를 직접 비교하세요. 엔카·KB차차차 같은 곳에서 같은 연식·주행거리 매물을 찾으면 5분이면 됩니다
- 인수가 × 7%를 먼저 계산해두세요. 이게 차액보다 크면 그 자리에서 끝입니다
- ‘렌터카 출신’ 감가를 빼고 시세를 보세요. 일반 매물 시세를 그대로 적용하면 매각 단계에서 어긋납니다
- 법인과의 거래라 신고가를 낮출 수 없습니다. 인수가 그대로 과세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이전등록은 15일 이내입니다. 취득세는 등록 전에 납부해야 등록이 진행됩니다
정리하면
렌터카 만기 물건은 잔가가 몇 년 전에 정해진 숫자라는 점에서 기회가 생깁니다. 시세가 그보다 높으면 그 차액을 누군가는 가져갑니다.
다만 그 차액을 온전히 가져가는 게 아닙니다. 렌터카 인수 취득세가 먼저 빠집니다. 영업용에서 비영업용으로 넘어오는 순간 4%가 7%로 바뀌고, 제 경우 122만원이었습니다.
제 산타페는 결과적으로 남는 거래였지만, 그건 차액이 취득세보다 충분히 컸기 때문입니다. 차액이 인수가의 7%를 넘지 않는 매물이라면 손이 가는 것에 비해 남는 게 없습니다.
리스든 렌트든 결국 같은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미리 정해둔 잔가와 실제 시세, 그 차이를 누가 가져가는가. 제 차에서는 제가 가져갔고, 이 산타페에서는 파는 쪽이 놓친 걸 제가 주웠습니다.
이 글은 제 개별 거래 사례와 공개된 지방세 규정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취득세율과 과세표준, 공채 매입 기준은 지자체와 차종, 시점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등록할 지자체 차량등록사업소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세무나 금융에 관한 조언이 아닙니다.